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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이버펑크: 엣지러너 - I Really Want to Stay at Your House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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플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23.8.28 22:29 751   102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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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일이 있고 난 뒤, 나는 달으로 향하는 유람선에 몸을 싣고 있었다.
언젠가, 그와 함께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달 여행 패키지.
그가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루지 못한 꿈을, 이렇게나마 이루어주기 위함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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처음 도달한 달의 표면은 브레인 댄스를 통해 보았던 것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지만, 썩 불쾌하지는 않았다.
하지만, 드디어 일생의 목표를 이뤘으니 분명 개운해야 할 터인데, 이상하리만큼 가슴이 꽉 막힌 듯 답답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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몸을 자유로이 움직일 수 없는 우주복 때문일까? 아니었다.
답답하게 시야를 가리는 헬멧 때문일까? 역시 아니었다.
그것도 아니라면, 많은 돈을 들인 것에 비해 결과가 실망스러워서였을까.
아니다. 그 것 역시도 아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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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다면 어째서..? 난 기뻐해야 했다.
이것을 위해 데이비드가 죽었으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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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 미안해, 달에는 같이 못 가줄 것 같아- "
나를 달로 보내기 위해, 그가 희생했으니까.
자신은 챙길 줄 모르고 남만 챙길 줄 아는 그 바보가, 마지막으로 남긴 유산이니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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난 제자리에 서서 멍하니 지구를 바라보았고,
나를 바라보며 웃어보이는 데이비드의 환상과 함께,
이내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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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것이었구나. 장소가 중요한게 아니었어.
너와 함께 있던 그 곳이. 너와 함께 보낸 그 시간이. 너와 나눈 모든 하나하나의 추억이,
나의, 아니 우리의 달이었던거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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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데이비드의 환상이 있었던 곳을 향해 미소를 띄워보았다.
데이비드가 죽고 난 뒤로, 처음 내보이는 웃음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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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 고마워, 데이비드. 나도 곧 갈게.. 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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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천천하지만 확실하게, 양손으로 헬멧을 단단히 부여잡았다.
이제, 더 이상의 미련은 없었고, 그저 데이비드의 얼굴이 보고 싶을 뿐이었다.
다시 데이비드와 마주보게 된다면, 실제 달 이야기를 잔뜩 해줘야지.
물론, 네가 없어 재미없었다는 이야기도 같이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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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 달칵- '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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